#012. 이개 국어

🌱 이개 국어(2021.08.20)

 우여곡절 끝에 협업 프로젝트를 끝냈다. 오랜만에 내방 침대에 가만히 누워 그간 밤샘 코딩에 뭉쳐버린 거북목을 고치기 위해 등허리를 쭉 피고 접는 걸 반복하지만 얼마 못가서 동료에게 다음 프로젝트 내용이 담긴 연락을 받는다. 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면, 앞으로 해야 할 프로젝트들은 내가 그동안 해오던 익숙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다.

 

 

 잠깐 과거 이야기를 하자면, 나는 이십 대 중반에 사회경험을 늘리기 위해 호주행을 결심했던 적이 있다. 총 2년이 계획되었고, 호주 사람들은 한국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영어가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다.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까지 필수 회화와 필수단어를 외우며 그들과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다. 꽤나 열심히 준비했지만 몰아치는 영어의 홍수 속에서 입국심사부터 숙소를 찾아가는 동안 몇 번을 되물었는지 모르겠다. 다신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, 경험하고 싶은 사회가 나에게 익숙지 않은 무언가라면,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준비물이기도 하다.

 

 

호주는 하늘이 예쁘다

 

 

 호주에서는 나에게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물어보지 않았다. 분명 한국에서는 외국인과 말할 기회가 생기면 나에게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물었다. 그럴 때마다  나는 "영어를 조금 할 줄 안다!"며 뭔가 모를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지만, 영어로 소통하는 나라에서는 그런 감성이 있을 리 없었다. 그들에게 "조금 할 줄 안다"는 것은 그저 언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고 동시에 사회에서 언어적으로 배려를 해줘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.

 

 

 다시 오늘 이야기로 돌아와서, 결국 익숙지 않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새로이 습득하고 사용한다는 것은 나에게 제2의 호주행이 될 것이다. 지겹게 오류의 원인을 찾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"나 이 언어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어"하며 뭔가 모를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끼겠지만, 막상 그 언어로 소통하는 사회를 마주했을 때 당황할 것을 알고있다. 경험을 통해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. 예상대로 흘러가게 될 오늘부터의 기록에 대해,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지 고민해본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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🌱 오늘의 이슈

- 유튜브미팅 (17:42)

- 서브젝트분석 & 계획수립

 

🌱 진행 중인 프로젝트 (projects in progress)

- cpp-module📋
- inception 📋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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